자기개발

AI 회의봇 만들기, GPT 초안을 클로드가 다시 뜯어봤다

swizard 2026. 7. 27. 09:01

궁금한 게 있으면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원래도 구글링은 자주 하는 편이었는데 AI LLM서비스들이 나오고 세상이 너무 재밌다. 

 

하지만 GPT한테 하나 물어보면 GPT 관점만 나온다.

그럴듯한데 어딘가 한쪽으로 기운 느낌.

사람 회의도 한 명만 말하면 이런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같은 질문을 던지고 여러 명이 각자 대답해주는 걸 한 화면에서 볼 수는 없을까.

 

어, 그럼 AI한테 질문하고 답을 세가지로 받거나 역할을 나눠주고 회의를 시키면 되지 않나?

 

텔레그램 봇을 만들어보기로 한 이유다.

카톡처럼 쓰는데 뒤에서는 AI 여러 명이 붙어서 답을 만드는 구조.

코딩은 모르지만 AI한테 시키면 된다는 얘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다.

1차 완성, 그리고 착각

설계는 GPT한테 시켰다. (그때 마침 붙잡고 있던 게 GPT였을 뿐이다.)

파이썬 코드를 짜주면 내가 메모장에 넣고 저장하고, 대화하면서 구체화했다.

며칠 만에 비슷하게 돌아가는 물건이 나왔다. 텔레그램에 "회의 요금인하"라고 치면 기획자, 마케터, 재무, 비평가 네 명이 의견을 내고 의장이 정리해주는 봇이었다.

 

작동은 했다. 근데 두 가지가 걸렸다.

 

첫째, 느렸다. 질문 하나에 1분씩 걸렸다. 그동안 봇은 다른 메시지엔 아예 반응을 안 했다.

 

둘째, 회의가 아니었다. 네 명이 각자 떠들고 끝이었다. 비평가는 앞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는 상태로 비평을 했다. 주제만 받아들고 "일반적으로 이런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같은 소리를 하는 거였다. 역할 설명만 다르게 준 AI 넷이 일방적으로 얘기만 하는 셈. 회의라고 부르긴 했지만 실제로는 독백 네 편을 이어붙인 거였다.

 

그러다 생각났다. 나한테 클로드 유료 계정이 있었다. (월결제 갱신을 중지해서 유효기간 1일 남은 걸로.)

클로드 코워크를 쓰면 된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시작하는 법을 몰라서, 일단 GPT랑 만든 파이썬 파일 폴더를 작업 가능한 폴더로 지정하고 처음 연결했다.

유효기간 하루 남은 유료 계정을 이제야 쓸 데가 생겼다.

왜 이런 걸 만들게 됐는지 설명해주고, GPT랑 작업한 내용을 클로드한테 비평시켰다.

 

아, 진작 시킬걸.

남의 코드를 뜯어봤다

시작부터 허술하다고 비판이 쏟아진다.

 

뼈아프니까 살살말해라

 

비슷한 걸 만든 사람이 있는지 물어봤다. the-llm-council이라는 오픈소스가 나왔다. 스타 개수는 정확히 기억 안 나는데 작은 프로젝트라고는 했다. 그래도 완전 초심자가 GPT 붙잡고 설계한 것보다는 구조가 훨씬 정교했다.

내 것과 나란히 놓고 비교표를 만들어 달라 했다.

항목내 코드참조 프로젝트
AI 분산 전부 GPT 6개 제공사
실행 순서대로 5번(60초) 동시에(20초)
의견 교환 없음 비평가가 초안을 읽고 반박
예외처리 0건 실패 시 재시도 → 대체 → 건너뛰기
사전 점검 없음 시작할 때 전체 진단

가장 뼈아팠던 건 세 번째 줄이었다.

AI를 여러 회사로 나누는 것과, 서로의 말을 읽게 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처음 설계를 시킬 때 내가 GPT한테 주문한 게 "한 질문에 세 AI가 답변"이었으니까, 딱 그만큼만 만들어준 게 아니었을까 지금 와서 추측만 한다.

2차 개편

세 가지를 고쳤다.

참석자를 주제에 맞춰 뽑도록 했다.

처음엔 기획·마케팅·재무가 고정 멤버였다. 근데 "이사 갈까 말까" 같은 걸 물어도 마케터가 나와서 시장 수요를 분석하고 있었다. (이사 가는데 웬 시장 수요.)

그래서 전문가를 일곱 명으로 늘리고, 주제 성격에 따라 세 명만 부르게 했다.

주제부르는 사람
사업·수익 전략기획 · 마케팅 · 재무
개인·생활 전략기획 · 실행담당 · 재무
운영·업무 전략기획 · 실행담당 · 고객관점
법률·규제 전략기획 · 법률검토 · 재무

그 세 명을 서로 다른 회사 AI에 붙였다.

회사가 다르면 학습 데이터도 성향도 다르니 의견이 진짜로 갈린다. 같은 회사 둘이 앉으면 서로 맞장구만 친다.

역할마다 어울리는 회사를 미리 정해뒀는데, 조합에 따라 겹칠 때가 있다. 운영 주제에서는 전략기획과 실행담당이 둘 다 GPT를 선호한다. 이럴 땐 한쪽을 남는 회사로 자동으로 바꾼다. 어떤 주제가 와도 GPT·Claude·Gemini가 하나씩 앉게 되는 셈이다.

 

 

동시에 돌렸다. 순서대로 기다리던 걸 한꺼번에 던지도록 바꿨다. 60초가 20초로 줄었다.

 

비평가에게 다른 사람 의견을 넘겼다. 이게 핵심이었다. 그제야 "재무 쪽 추정이 낙관적이다" 같은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오니 제법 쓸 만해졌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내 데스크탑이 서버였다는 것.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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