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엄마 폰 액정 나간 날, 삼성DeX에 절할 뻔한 사연

swizard 2026. 7. 26. 09:06

엄마가 업무용으로 핸드폰을 세 개 쓰신다.

 

회사에서 준 폰 하나, 개인폰 두 개. 대단한 기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냥 사진 찍고 인터넷 되는 폰이 세 개 필요하다고 우기신다. (내 생각엔 두 개면 충분하고도 넘치는데.)

 

이 개인폰 두 개, 엄마가 돈 주고 산 적이 없다.

나나 동생이나 올케가 기계 바꾸면 그 구폰을 물려받아 쓰신다. 그렇게 순환되던 시스템이었는데, 얼마 전에 문제가 생겼다. 엄마가 쓰시던 갤럭시 노트10 플러스, 내가 물려드린 지 3년 반 만에 액정이 나갔다.

 

처음엔 화면이 아예 안 나오길래 기계가 완전히 죽은 줄 알았다.

집에 굴러다니던 갤럭시 A9 프로(게임용을오 쓰고있었다)에 유심을 옮겨 심었다. 이제 전화랑 인터넷은 되겠따. 그 과정에서 화면을 만지는데 햅틱 반응이 있었다. 어 얘 살아있나? 그래서 전화를 걸어봤다. 신호가 갔다. 본체는 살아있고 액정만 나갔던 것이다.

 

이게 살아있다는 게 확인되니까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평소에 귀찮다고, 어렵다고 백업 한 번을 안 해 놓으시는 양반이라(비밀번호 설정조차 귀찮다고 풀어달라 가져오심..ㅎ) 자동 백업이 돼 있을 리가 없었다.

카카오톡 대화 내역까지 통째로 날아갈 판이었다.

근데 화면만 안 보일 뿐 기계는 살아있으니 1%의 희망은 있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화면이 안 보이는데 무슨 수로 백업을 하냐는 거였다.

한참 고민하다가 내 컴퓨터에 DeX를 깔고 폰을 연결했다.

화면이 안 보이니 연결 승인 버튼이 있을 것 같은 자리를 그냥 마구 터치했다. 그게 먹혔다. 덱스 연결 성공. 덱스야 장하다 고마워

 

Samsung Dex에서 액정 나간 휴대폰 백업하는 이야기

삼성 폰끼리 유무선 이관을 해주는 Smart Switch 스마트 스위치는 DeX 덱스 모드에서는 실행이 안 됐다.

대신 덱스 화면 안에서 카톡을 실행해서 대화 백업 걸고, 삼성 노트 실행해서 동기화 켜고, 삼성 백업과 구글 백업까지 하나씩 다 돌렸다. pc화면으로 앱을 구동하고 있자니 삼성전자 본사 방향으로 절..까지는 아니라도 90도 인사정도는 하고 싶어졌다.

화면도 안 보이는 폰을 붙잡고 여기까지 온게 기적같다.

 

 

결과적으로 반절 성공했다. (기기스펙이 다운그레이드라 백업한 앱중 안깔리는게 좀 있어서 완전성공이라 보긴 애매했음)

 

그리고 눈물나는 지출 얘기.

급하게 내가 다음 폰을 마련해야 하게 생겼다.

와 이번주에 갤럭시 폴드 8 리뷰 영상을 좀 혹해서 보긴했지만 갑자기 스마트폰을 급히 살 일이 생긴다고?

 

장난으로 보던 스펙과 요금비교를 밤10시에 진지하게 읽었다.

결국 귀여워도 폴드는 안되겠다 싶어서 생각해서 최신 제품도 아니고 발매 반년쯤 지난 S26 울트라를 오밤중에 주문했다.

재고도 없다 별로 안좋아하는 색상을 2주가까이 기다려서 받아야 한다.

발매 시점에 사전예약을 하든 바로 샀든 했으면 혜택이라도 봤을 텐데, 반년 지나서 정가 주고 샀다.

발매 당시엔 엄마 폰이 아직 멀쩡했다. 나는 "올해는 안 바꿀 것 같으니까 내년까지만 잘 버텨달라"고 그 폰한테 진심으로 빌었다.

스마트폰은 귀가 없죠, 아니... 귀는 있나. 암튼 계획은 계획대로 안 됐다.

 

돈 아깝다. 정말 아깝다. 타이밍이라는 게 이렇게 사람 뒤통수를 친다.

 

임시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된 A9Pro는 완전 구닥다리 기계라, 티맵 앱조차 설치가 안 된다. 그걸로 새 폰이 오기 전까지는 며칠 버티셔야 한다고 다짐에 다짐을 받았다. 내가 지금 쓰는 S23 울트라가, 엄마의 다음 폰이 될 예정이다.

 

 

순환은 계속된다. 오늘도 지갑에 싸늘한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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