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남들 산책길이 나한텐 등산, 청량산 청량사

swizard 2026. 7. 18. 09:13

안동 2일차. 

이날은 등산을 했다.

정정한다. 남들한테는 산책길일지도 모른다. 근데 나한텐 등산이었다.

본가가 안동인 친구가 있다고 했는데, 그 친구 동생이 차를 태워 줘서 다섯이 청량산으로 향했다. 

청량산은 경북 봉화와 안동에 걸친 870m짜리 산이다. 

열두 개의 바위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선 모양이라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불렸고, 도립공원에 명승으로도 지정된 곳이라 한다. 낙동강이 산을 휘감아 돈다.

이런 대단한 산인데, 우리가 한 건 입석 주차장에서 등산로 따라 30분쯤 올라가서 청량사까지 간 게 전부였다. ㅎㅎ

 


하늘다리(지금 검색하다 알았는데 4월 말에서 7월까지 공사로 갔어도 못 들어갔을 거란다. 물론 거기까지 가지도 알아서 지금 알았다.)도 정상도 안 갔다. 

 

그래도 나한텐 등산이었다니까.

 

다섯 다 책상물림이라 30분 오르는데 헉헉거렸다. 

 

뒤에서 올라오는 어르신들한테 몇 번이나 길을 양보했다.
 "먼저 가세요…" 하면서. 
어르신들은 가뿐하게 우리를 앞질러 가셨다. 

 

 

끝아 아득하다 그래도 절이 보이기 시작한다

 

 

 

 

줌10배


힘들게 힘들게 도착했다.

청량사 범종루



근데 올라와서 본 청량사는, 그 고생이 아깝지 않았다.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663년) 원효대사가 세운 절이다. 창건 당시엔 33개 부속 건물을 갖춘 큰 절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연꽃잎 같은 봉우리들에 폭 안긴 형국이라 자리 자체가 그림이다. 뷰가 정말 좋았다.
본전인 유리보전(琉璃寶殿)은 약사여래를 모신 법당인데, 현판이 고려 공민왕 친필로 전해진다고 한다.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 산까지 숨어들었을 때 썼다는 얘기란다. 
그 앞에 선 오층석탑이 청량사를 대표하는 풍경이다.

 

청량사 오층석탑



절 앞에 특이한 소나무가 하나 있고, 삼각우송(三角牛松)이라고 부른다. 
전설이 있는 나무라고 한다. 

청량사를 지을 때 뿔이 셋 달린 소가 힘든 불사를 도맡아 하다가, 준공 하루 전에 죽었다고 한다. 원효대사가 그 소를 지장보살의 화신으로 여겨 절 앞에 묻었는데, 그 자리에서 자란 소나무가 가지를 셋으로 뻗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삼각우송이다.

 


마침 날짜가 석가탄신일이었다.

 

반가사유상

 


절 곳곳에 연등이 걸려 있었다. 
색색의 연등이 산사에 걸린 풍경이 좋았다. 

 

연등이 화려하다 / 지장전

 

 

 

연등이 가득 걸린 청량사


절에 온 김에 기와불사도 접수하고 왔다. 보수에 쓸 기와에 소원을 적으며 기본 비용 기부를 하고, 나중에 보수에 쓸때 많은 사람의 소원이 적힌 기와를 올리는 거다. 
나는 가족 구성원의 건강성취를 빌었다

나도 동생도 올케도 엄마도 아빠도 다 열심히 일하자

적어도 일자리를 뺏기거나 욱해서 때려치는 일은 없기로 ㅋㅋ

 

반가사유상의 뒷모습, 오층석탑



내려오는 길은 당연히 올라갈 때보다 쉬웠다. 
근데 무릎은 또 무릎대로 시큰거렸다. 역시 나는 등산 체질이 아니다.


그래도, 남들 산책길을 나는 등산이라 우기며 올라간 그 30분 끝에 이런 절이 있었다는 게, 꽤 괜찮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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